티스토리 뷰

뜻하지 않게 밤 8시 면회 시간에 내가 들어가게 되었다.

글을 통해 약간의 대화를 나누고,


"목사님, 사랑합니다"

울먹거리며 말했다.

목사님도 울먹이시며 손을 내밀어 손을 잡으셨다.

놓고 싶지 않은 듯 꽉 쥐신 손이 따뜻하다.

말하지 않아도 목사님은 다 알고 계신다!


주먹을 쥐고 손을 들어

"목사님, 파이팅! 힘내세요~" ^^

고개를 크게 끄덕이신다.


가려는데, 

왼쪽 손목 묶어 놓은 것은 조금만 풀어달라 표현하신다.

불편하신 것이다.

네, 하고 얼른 풀어서 헐겁게 다시 묶으려는데 

건너편 있던 간호사가 쫒아와서 안된다며 다시 원래대로 묶어 버린다.

어쩌지 못하고 미안한 눈으로 목사님 바라보니 목사님도 체념하시는 듯.


목에 호스가 꽃혀서 말을 못하고,

사지가 침대에 묶혀 꼼짝도 못한 채로,

고통스러운 시술과 처치들을 수시로 겪으면서

혼자 누워 있어야 하는 목사님.


마음이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자위하며 돌아선다.


'가장 괴로운 것은 말하지 못하는 것이다'


네, 목사님. 잘 알고 있습니다.

가장 잘못한 일은 목사님을 말 못하게 한 바로 이것입니다.

어쩔수 없었다고 알아 주세요.

최대한 빨리 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상한 갈대도 꺾지 않으시고

꺼져가는 촛불도 끄지 않으시는 하나님,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낙서장에 쓰는 혼잣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관) 첫 홈페이지 메인 소개글  (0) 2017.06.22
170613 아침 황교수님 면담  (0) 2017.06.14
170613 낮 목사님 필담  (0) 2017.06.14
170613 저녁 목사님 필담  (1) 2017.06.14
170614 낮 목사님 필담  (0) 2017.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