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onme

진통제를 먹는 일이 잦아진다 몸이 낡아지고 있다는 증거다 그래도 쉽게 진통제로 조절될 정도니 아직은 괜찮다 아 참 좋구나

물을 담아야 하는데.. 물을 담아야 하는데.. 밑 터진 그릇은 희망이 없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시지푸스의 바위를 굴리고 있었네 던져지고 보니 물 속 깨졌든지 말았든지 그릇이든지 아니든지 물 속에 있으니 그걸로 다 되었네

백문이 불여일견 보기만 하면 된다니 얼마나 쉽고 단순한가

좋다 아 좋다 왜 좋은지 생각하고 싶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저 좋다

잠시 안보인다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눈이 멀었었네 제대로 간다 잘 간다 했었는데 처음부터 길이 아니었네 앞이 안보여 한치 앞을 볼수 없게 되었다 할 때, 한걸음도 내딛지 못하게 되었구나 할 때 끝이 아니라 시작

전구라는 이름이 전구의 정체성 전기가 없으면 전구가 아니다 내 이름은 무엇인가

빨리 움직이려 했고, 커지려고 했다 내가 원한 건, 힘, 에너지 그런데 이제 꼼짝도 못하고 너무 작아져 보이지도 않네 아무것도 못하고 아무것도 아니네 엔트로피 제로 지점으로 수렴 중

애써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사실은 분명하여 갈수록 선명해진다 나는 길을 잃었구나 빤히 저기 보이는 길,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처럼 가까이 있어도 이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길 쳐다보고싶지도 않은 길 이탈된 나

꼰대도 살고 안 꼰대도 살고 다 같이 삽시다

나는 나이에 관심이 없다 기억을 하지 않는다 심지어 그가 20대 후반인지 30대 초반인지 이런 정도도 잘 모르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내가 몇년생인 건 확실히 알지만, 나이가 몇살이다 이렇게 생각을 안해봐서 정확하지는 않다 늘 그때그때 계산을 해보아야 안다 얼마전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그건 나이에 대해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 사람에 대해 관심이 없는게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와 맞다 그렇구나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