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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기고 싶은 말

(시) 낮은 곳으로_이정하

가자함께가자 2023. 6. 4. 17:33

낮은 곳에 있고 싶었다.
낮은 곳이라면 지상의
그 어디라도 좋다.
찰랑찰랑 물처럼 고여들 네 사랑을
온 몸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한 방울도 헛되이
새어나가지 않게 할 수만 있다면.

그래, 내가 
낮은 곳에 있겠다는 건
너를 위해 나를
온전히 비우겠다는 뜻이다.
나의 존재마저 너에게 
흠뻑 주고 싶다는 뜻이다.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